네잎Clover의 잡동사니

비밀과 안 비밀 사이

세상은 넓다

Deal

이지스M&A_고민하는 대신증권…거래 틀면 싸게 가져올 수도

바로세움 2025. 12. 18. 14:22
고민하는 대신증권…거래 틀면 싸게 가져올 수도
김광미 기자
2025.12.18 08:00:24
대신금융그룹 이지스 12.4% 보유…최대주주 창업주 미망인 손화자 씨와 미미한 차이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7일 14시 5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광미 기자] 이지스자산운용 경영권 인수전에서 초반에 탈락한 2대 주주 대신증권이 고민하기 시작했다. 당초 손화자 여사에 이은 2대 주주라서 동반매각으로 심지를 굳혔지만 이런저런 파열음이 나오면서 매각이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우발채무가 커져 우선협상자가 매각을 포기하거나 자신들이 지분 매각을 하지 않아 거래가 깨질 경우 차후 프리미엄 없이 경영권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도 생겨났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이지스자산운용 경영권 매각을 주관하는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중국계 PEF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금융당국은 물론 최대 투자자인 국민연금의 반발을 얻고 있다. 본입찰에 한화생명보험과 흥국생명보험, 힐하우스가 참여했는데 막판에 힐하우스가 가격을 올려 최고가인 약 1조1000억원을 제시했다는 명분으로 국적도 불분명한 중국계 외자 금융사에 국내 최대 부동산 대체투자운용사를 넘기기로 한 것이다. 

 

중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우선협상자가 되자 시장에서는 2대 주주인 대신증권이 어떤 선택을 할 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들이 자신들의 이지스 지분을 매각에 그대로 포함시킬지 그렇지 않을 지에 따라 전체 거래 구도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이지스자산운용 매각은 지난 6월 설립자인 고(故) 김대영 회장의 배우자 손화자씨가 보유 지분을 현금화하기로 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다만 힐하우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매각 대상 지분 범위가 최종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시장에서는 매각 대상 지분 규모가 최소 66.6%에서 최대 98.8%까지 열려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종 계약 조건을 확인하려는 재무적투자자(FI)들의 참여 여부가 논의되고 있어, 정확한 매각 대상 범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 최대주주는 손 씨로 지분 12.40%를 보유하고 있다. 조갑주 이지스자산운용 전 대표(현 사내이사)는 본인 명의로 1.99%, 가족회사인 지에프인베스트먼트를 통해 9.90%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합산하면 11.89%다.

 

이들 다음으로 많은 지분을 보유한 곳은 대신파이낸그룹이다. 대신그룹은 총 209만8684주, 지분율 12.39%를 확보하고 있다. 앞서 대신그룹은 지난 2023년 가이아제1호가 보유하고 있던 이지스자산운용 지분 8.2%를 인수한 바 있으며, 당시 이지스자산운용의 기업가치는 6000억원으로 책정됐다. 현재 대신증권이 9.13%, 대신에프앤아이가 3.26%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대신그룹은 손 씨에 이어 가장 지분이 많은 2대 주주로, 손 씨와의 지분율 격차는 0.01%포인트에 불과하다.

 

이 외 주요 주주로는 ▲우미글로벌 9.08% ▲금성백조주택 8.59% ▲현대차증권 6.59% ▲한국토지신탁 5.31% ▲태영건설 5.17% ▲KB증권 4.13% 등이 있다. 손 씨와 동반매도참여권(태그얼롱)을 보유한 주주는 현대차증권과 우리은행(0.80%)이다. 기준 소액주주 지분율은 5.94%를 차지한다.

 

이 같은 지분 구조로 인해 업계에서는 대신그룹의 매각 참여 여부가 이번 거래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대신그룹이 매각 참여에 관심을 보였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나, 아직 공식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대신의 결정은 양홍석 부회장이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양 회장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딜을 깨뜨려 추후 크지 않은 프리미엄에 이지스를 사올 수도 있지만, 반대로 홀로 매각에서 빠졌다가 이른바 낙동강 오리알이 될 수도 있어서다. 

 

힐하우스 선정 이후 각종 잡음이 이어지면서 양홍석 부회장이 쉽사리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국민연금은 매각 과정에서 이지스자산운용이 위탁자산 보고서가 동의 없이 원매자들에게 제공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설정액과 평가액, 자산 관련 이슈 등이 외부로 유출됐다고 판단해 위탁자금 약 2조원 전액 회수를 검토 중이며, 자산 이관을 위한 실무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흥국생명도 본입찰에서 최고가인 1조500억원을 제시했음에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 않았고, 자사 입찰 가격이 외부로 유출돼 힐하우스가 가격을 높였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11일 손화자씨와 주주대표 김씨, 공동매각주간사 모건스탠리 한국 IB 대표 등 4명을 공정 입찰 방해 및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소했다.

 

이에 대해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 12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통상적인 실사 과정을 정보 유출로 보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추가로 국민연금을 직접 방문해 정보 제공 경위를 설명했지만, 관계를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이지스자산운용은 당초 금융위원회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해 내년 상반기까지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법적 공방이 불거지며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절차 자체가 흔들릴 경우 대주주 적격성 심사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대신그룹은 신중한 입장에서 한동안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이지스가 기업가치를 실제로 1조1000억원으로 인정받아 투자금을 1.5배 이상에 회수할 수 있다면 대신증권은 지분을 팔려고 할테지만, 변수가 많아 오히려 거래가 깨지거나 대신에 (인수) 기회가 열릴 수 있다"며 "이미 이지스 매각이 연말까지 확정될 가능성이 사라졌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 중에 대신이 입장을 정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광미 기자 kgm1@dealsite.co.kr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연간 순이익 700억 '탄탄'…고유자산 비중 '변수'

최지혜 기자
2025.12.18 07:25:13
수수료수익 성장세 견조…국내 부동산금융 1위사 해외로 가나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7일 05시 5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이지스자산운용이 그 동안 거둔 실적 흐름을 살펴보면 높은 수익창출력을 가진 동시에 변동성 또한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자산 중심의 운용 경쟁력은 입증했지만 고유자산 비중이 높은 사업 구조가 최근 부동산 조정기와 맞물리며 실적 변동성을 키웠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의 순이익은 2019년 287억원에서 2020년 417억원, 2021년 867억원, 2022년 1244억원으로 가파른 우상향을 그렸다. 이후 2023년 501억원으로 일시 주춤했지만 2024년 826억원으로 회복했다.

 

현재 최대주주 손화자 체제 기간인 2019~2024년 6년간 이지스자산운용의 평균 연간 순이익은 약 690억원 수준이다. 안정적인 수수료 기반에 더해 고유자산 투자 성과가 더해지며 연 700억원 안팎을 꾸준히 버는 운용사라는 인식을 시장에 각인시킨 구간이다.

 

이 같은 수익성의 바탕에는 부동산펀드 수탁고 1위권 사업 기반이 있다. 2020년 17조원 수준이던 이지스자산운용의 부동산펀드 순자산총액은 매년 증가해 지난해말 27조원으로 성장했다. 펀드 순자산이 5년 만에 10조원 불어난 셈이다. 지난해말 부동산펀드 시장점유율은 14.5%로 업계 1위 입지를 굳혔다. 

 

부동산 운용에서의 선도적 지위는 수수료수익으로 이어졌다. 이지스자산운용의 수수료수익은 ▲2020년 1261억원 ▲2021년 2172억원 ▲2022년 2215억원 ▲2023년 2045억원 으로 늘며 외형 성장을 견인했다. 이어 지난해 수수료수익은 2596억원으로 증가해 부동산 거래절벽 속에서도 본업은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지스자산운용 실적의 특징은 운용사의 전통적인 영역에서 수익이 많다는 것이다. 지난해말 기준 운용자산(순자산총액) 규모는 약 29조원으로 운용보수와 성과보수를 합한 운용보수가 수수료수익의 핵심 축을 이룬다

 

그런 만큼 운용보수도 매년 몸집을 불렸다. 지난 2023년 운용보수는 1948억원으로 수수료수익의 61.47%를 차지했고, 지난해에는 2363억원(63.97%)으로 크게 성장했다. 이어 올해 3분기 누적 1581억원의 운용보수를 거둬 수수료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8.13%까지 높아졌다. 단순 펀드 판매수수료나 일회성 평가이익에 의존하기보다 장기 운용계약에서 나오는 안정적 보수가 매출의 안전판을 형성하는 구조다.

 

글로벌 위상도 높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뉴욕·런던·싱가포르 등 해외 거점을 통해 국내외 부동산·인프라·대체투자 영역으로 투자영역을 넓혀 왔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리서치기관 IREI가 발표한 '2023년 글로벌 운용사' 보고서에서 아시아 부동산 운용자산(AUM) 기준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상장 리츠인 이지스밸류플러스·이지스레지던스 등 위탁관리 리츠도 보유해 '리츠-펀드-직접투자'로 이어지는 종합 부동산 투자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러한 플랫폼 가치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네트워크는 최근 이지스자산운용 M&A에서 1조원 안팎 몸값이 언급된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올해 들어 실적 흐름은 뚜렷한 피로감을 드러내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수수료수익은 169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4% 감소했다. 부동산 거래부진 장기화로 신규 딜이 줄고, 기존 리츠·PF 딜에서도 성과보수 회수 시점이 뒤로 밀리면서 외형 성장 둔화가 가시화된 모습이다.

 

순이익 감소 폭은 훨씬 크다. 같은 기간 누적 순이익은 129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468억원)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수수료수익이 소폭 줄어드는 데 그친 것과 달리, 이자비용과 지분법손실이 크게 늘고 부실자산 관련 손실 인식이 겹친 결과다. 부동산 경기 하락 국면에서 해외·국내 고유자산의 가치 조정이 진행되면서 평가손실과 대손충당금이 순이익을 잠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지스자산운용의 리스크는 이 고유자산에 있다. 고유자산 투자비중이 총자산의 약 65%에 달해 단순 집합투자업에 머무르는 타 운용사보다 훨씬 공격적인 구조다. 장세가 좋을 때는 고유자산 평가이익과 배당이익이 수수료수익 위에 덧붙으며 수익성을 끌어올리지만, 반대로 부동산 가격이 조정받을 경우 손실과 유동성 부담이 집중된다.

 

최근 몇 년 사이 독일 등 해외 오피스 딜에서 발생한 잠재 손실과 미인식 손실은 이같은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 사례다. 고유자산 비중이 높다 보니 평가손실을 인식하는 속도와 손실 자산을 정리하는 방식에 따라 회계상의 순이익이 크게 요동친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신용평가사와 채권시장으로부터 본업 수수료는 탄탄하지만, 자산건전성 관리가 향후 신용등급과 자금조달 비용을 좌우할 회사로 평가받는 이유다. 

 

이 같은 실적·재무 구조는 현재 진행 중인 매각 협상에서도 양면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견조한 순이익과 국내 최대 수준의 부동산 AUM, 글로벌 네트워크, 자체 리츠·PF 플랫폼은 분명 프리미엄을 뒷받침한다. 부동산 경기 정상화 국면에서 수수료수익이 다시 성장 궤도에 오를 경우 고유자산의 회수까지 더해져 레버리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 요인이다.

 

반면 고유자산에 잠재된 부실은 꾸준한 모니터링을 요구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65%에 달하는 고유자산 가운데 일부는 시장 조정기에 추가 손실 인식 가능성이 남아 있어 이지스자산운용의 매력도를 낮춘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힐하우스와의 거래에서 이지스자산운용의 매각가가 1조원대로 거론되지만 이는 현재 드러난 수익성보다는 PF 네트워크와 수수료·리츠 사업 확장 가치에 더 무게를 둔 평가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결국 이지스자산운용의 지난 실적은 탄탄한 부동산 운용 플랫폼 위에 공격적인 자기자본 투자가 더해진 수익성 모델로 정리된다. 특히 국내 최대 수준의 부동산 AUM과 글로벌 네트워크, 자체 리츠·PF 플랫폼, 연 700억원 안팎의 평균 순이익은 어느 외국계 운용사와 견줘도 뒤지지 않는 덩치와 실적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의 소프트파워와 탄탄한 실적은 힐하우스 매각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부동산 경기 조정기마다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국내 대표 자산운용사가 정작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단기 수익을 중시하는 재무적 투자자에게 넘어가는 모순된 풍경이다. 국내 연기금·보험사·금융지주가 키워왔던 이지스자산운용의 운용 인프라와 PF 딜 소싱 역량이 외국계 자본으로 이관되는 셈이다. 이지스자산운용 매각이 단순한 M&A를 넘어 국내 부동산 금융 핵심 인프라의 해외 유출이라는 구조적 논쟁을 남기는 배경이다.

최지혜 기자 wisdom@dealsite.co.kr

 

모건스탠리 거짓말 '쟁점'…서울청 금융범죄수사대 수사

이우찬 기자
2025.12.17 15:34:55
 
매각 측 '재량권' 벗어난 위법 행위 여부 판단, 조만간 고소인 조사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7일 15시 3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우찬 기자] 이지스자산운용 딜이 경찰 수사로 번진 가운데 매각 측의 불공정 거래 논란과 관련한 거짓말이 쟁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매각 측이 거래 과정에서 갑작스러운 프로그레시브 딜로 원매자 측을 기망했는지가 경찰 수사로 밝혀질지 관심이 쏠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이번 사건을 지난 12일 금융범죄수사대에 배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조만간 고소인 조사를 시작으로 수사에 본격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수사는 흥국생명이 최근 이지스자산운용 주주대표와 매각주관사인 모건스탠리 등을 고소한데 따른 것이다. 매각 측이 입찰가격을 유출한 정황이 있다며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매각 측의 기망 행위 여부에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인수합병(M&A)의 통상적인 '프로세스 레터'에는 거래 진행 방식을 비롯해 매도인 재량, 추가 협상 진행 권한 등이 규정돼 있다. 다만 해당 '재량권'은 법령과 상식의 범위에서만 인정되는 것으로 위법한 행위까지 용납되는 것은 아니다.

 

매각 측이 거래 중간에 '프로그레시브 딜'을 하지 않겠다는 거짓말로 참여자를 속이고 이를 믿은 참여자의 입찰 가격을 매각 대금을 높이는데 악용했다는 게 흥국생명의 고소 취지다. 이는 사기적 부정거래, 공정입찰 방해 행위로 위법하다고 흥국생명 측은 주장하고 있다. 매각 측은 본입찰 전후 프로그레시브 딜은 없다는 취지로 여러 차례 원매자 측에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매각 측은 지금까지도 흥국생명을 포함한 인수 후보자 측에 '프로그레시브 딜'로 통칭되는 협상 방식에 대해 사전 동의를 받았다며 거짓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수사 쟁점은 매도 측의 거짓말이 재량권의 남용 내지 일탈에 해당하는지 가리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매각 주관사인 모간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매각 측의 재량권에 해당한다고 시장에 설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도인 재량에 따라 M&A 절차를 변경했다는 주장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흥국생명은 지난 11일 이지스자산운용 최대주주인 손모씨, 공동 매각 주관사 모건스탠리 한국 IB부문 김모 대표 등 5명을 공정입찰 방해와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흥국생명은 입장문에서 "피고소인들은 프로그레시브 딜을 통해 입찰 가격을 최대한 높이기로 공모했으면서도 표면적으로는 해당 방식으로 진행하지 않는 것처럼 가장했다"며 "지난달 11일 본입찰에서 1조500억원의 최고가를 입찰 가격으로 제시했고 힐하우스 인베스트먼트와 한화생명은 각각 9000억원대 중반의 입찰 가격을 적어냈다"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 측이 흥국생명 입찰 가격을 힐하우스 측에 전달한 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할 경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주겠다는 불공정 제안을 했다는 게 흥국생명 측 주장이다.

이우찬 기자 rainshine@dealsite.co.kr

 

'우호군' 국민연금이 칼 빼든 진짜 이유 [의문의 이지스 M&A①]

민경진2025. 12. 17. 09:35
 
‘자산 이전’ 검토…이지스와 사실상 결별 수순
누적된 불신 위에 ‘정보 유출’ 의혹이 도화선
전 대표 비위·이해상충 논란 두고 물밑 갈등 첨예
올 하반기부터 회수 착수…자금 이동 본격화 전망
이 기사는 12월 16일 10:2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한경DB

 

국민연금이 이지스자산운용 투자금 회수를 추진하며 사실상 ‘관계 단절’을 선언한 배경에는 오래 전부터 신뢰 관계의 균열이 생긴 데 따른 것으로 전해진다. 수년 전 조갑주 전 이지스운용 대표의 일감몰아주기 의혹 등으로 운용사 거버넌스에 잡음이 커지면서 파열음이 일기 시작했고, 경영권 매각 과정에서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이지스운용 경영권 매각 과정에서 위탁 펀드 관련 정보가 외부로 전달됐다"며 이지스운용에 출자한 자산 이관에 나섰다. 국민연금이 이지스운용에 맡긴 위탁자산은 2조7000억원 안팎으로, 평가액은 7조~8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지스운용 성장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국민연금이 이 같은 자산 이관이라는 초강수 대응에 나선 건 장기간 쌓인 불신이 자리잡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2023년 2월 이지스운용을 상대로 수시검사를 진행한 뒤 같은 해 5월 추가 검사에 나섰다. 이지스운용의 실질적 대주주인 조갑주 전 대표(당시 신사업추진단장)를 둘러싼 사익추구·이해상충 의혹이 커지자, 금감원이 석 달 만에 다시 들여다본 것이다. 검사에서 핵심 쟁점으로는 가족회사와 연계된 내부거래, 이해상충 통제 장치 작동 여부 등이 거론됐다.

 

검사 과정에서 거론된 사례는 국민연금이 전액 출자한 자산인 서울 마곡 원그로브 프로젝트였다. 조 전 대표 일가가 지배하는 GF인베스트먼트(GFI)가 원그로브 시행사 IRDV 지분에 일부 출자한 구조, IRDV가 토지 매입·인허가·PFV 설정 등 개발 초기 업무를 주도한 정황 등이 쟁점이 됐다. 당국은 IRDV가 수취한 수수료 수준과 사업 내 역할·비중 등을 들여다보며 위법 요소가 있는지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지스운용은 “일감 몰아주기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취지로 대응했다.

 

올해 중순 금감원 제재심에서 다뤄진 내용은 공시 위반 관련 사안뿐인 것으로 전해진다. 금감원은 해당 건에 대해 1억원대 과태료 부과 조치를 결정했다. 다만 조 전 대표 관련 의혹은 안건으로 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스운용 측은 "IRDV와 관련해선 당시 이익 없이 지분 관계를 절연했고, 경제적으로 실익을 보지 않아서 안건으로 올라가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실무단에선 조 전 대표의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급기야 이지스운용의 실질적 대주주인 조 전 대표 관련 보고가 국민연금 측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서 갈등이 증폭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이지스운용은 원그로브 프로젝트 이후 국민연금 콘테스트에서 번번이 탈락하며 신규 출자를 받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거버넌스 리스크를 자극하는 새 의혹도 불거졌다. 이지스운용 자회사가 조 전 대표 배우자 측 지배 구조와 연결된 회사에 544억원을 장기대여금 형태로 지원했고, 대손충당금을 큰 폭으로 쌓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해상충 논란이 재점화된 것이다. 이지스운용은 “부실 사업장 회생을 위한 구조”라고 설명했지만, IB 업계에서는 금융투자법상 신용공여 제한 위반 소지 등을 거론하며 사실관계 확인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결국 국민연금이 이번 매각 국면에서 ‘정보 유출’을 문제 삼아 강경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배경에는 단일 사건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누적된 불신이 깔려 있다는 게 시장의 해석이다. 우호적 공생으로 출발했던 관계가 ‘검증과 통제’ 국면으로 이동한 것이다.

 

불신의 결과는 수개월 전부터 이미 현실화하기 시작했다. 이지스운용은 지난달 서울 을지로 '시그니쳐타워'를 KB자산운용에 매각했다. 2017년 국민연금이 출자한 부동산 코어 플랫폼 펀드로 1400억원을 지원받아 약 7200억원에 인수한 자산이다. 펀드 만기 도래와 동시에 매각에 나섰고, 국민연금은 투자금을 회수했다. KB자산운용은 국민연금의 부동산 위탁 운용사 일곱 곳 중 하나로, 사실상 자산 이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시그니쳐타워는 시작일 뿐 이관에 필요한 제반 절차 등을 고려할 때 향후 3~4개월 간격으로 순차적인 자산 이관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