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잎Clover의 잡동사니

비밀과 안 비밀 사이

세상은 넓다

Deal

이지스 인수전 장기화…힐하우스發 가격 재산정 압박

바로세움 2026. 5. 4. 12:55

이지스 인수전 장기화…힐하우스發 가격 재산정 압박

가격 조건 등 이견에 SPA 지연
센터필드, 이오타 등 리스크 부각
1조 밸류에서 30~40% 빠질 수도
가치 방어하려면 LP 신뢰 회복해야

입력2026-04-30 15:56:32 수정2026-05-04 09:41:02
 

 이 기사는 04월 30일 15:56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지스자산운용 경영권 매각 협상이 장기화하면서 글로벌 사모펀드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가 당초 제시한 인수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이 참여한 핵심 운용자산 이탈과 대형 개발사업 리스크가 겹치면서 이지스의 기업가치를 다시 산정해야 한다는 논리가 힘을 얻고 있어서다. 조갑주 대표가 5년 만에 경영 전면에 복귀해 수습에 나섰지만, 시장에선 매각가를 방어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 매각 측과 힐하우스는 경영권 인수를 위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힐하우스는 지난해 말 이지스 경영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약 1조1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가격과 조건을 둘러싼 이견이 협상 지연의 핵심 원인으로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협상 지연의 핵심이 결국 가격 재산정에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인수가격은 국민연금 등 핵심 출자자(LP) 기반과 주요 운용자산이 유지된다는 전제에서 형성된 값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하지만 센터필드 운용권 이탈, 이오타 서울2 등 대형 개발사업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기존 가격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가장 큰 변수는 서울 강남권 랜드마크 오피스인 센터필드다. 국민연금과 신세계프라퍼티가 주요 수익자로 참여한 센터필드는 이지스가 대표적으로 내세운 핵심 운용자산이다. 업계에서는 센터필드 운용권이 코람코자산운용으로 넘어가면서 이지스 기업가치가 적지 않게 훼손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성과보수, 이지스 보유 지분 회수액, 연간 운용보수 등을 반영하면 센터필드 하나가 이지스 밸류에이션에서 2000억원 안팎의 가치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역 일대 초대형 복합개발 사업인 이오타 서울2도 가격 재산정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이오타 서울2는 브리지론 리파이낸싱 지연으로 기한이익상실(EOD)과 공매 위기를 겪은 뒤 가까스로 정상화 수순에 들어갔다. 여기에 경기 화성시 동탄, 서울 건대 등 일부 사업장에서도 EOD 논란이 이어지자 대형 개발사업 리스크 관리 역량을 둘러싼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힐하우스가 센터필드와 이오타 서울2뿐 아니라 개별 사업장별 리스크를 가격 재산정 항목으로 반영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온 배경이다.

일각에서는 센터필드와 이오타 서울2 리스크만 반영해도 당초 인수 가격 대비 30~40% 수준의 조정 압력이 생길 수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부동산 운용사의 기업가치는 단순한 운용자산 규모보다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운용보수와 성과보수, LP 재출자 가능성에 좌우된다. 핵심 자산이 빠지고 신규 출자 기반이 흔들리면 미래 현금흐름에 적용하는 멀티플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힐하우스와의 협상이 틀어지더라도 매각 측이 꺼낼 카드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힐하우스가 인수가격을 과도하게 낮추거나 거래를 포기하면 흥국생명 등 기존 원매자가 다시 대안으로 거론될 수 있다. 하지만 흥국생명 역시 이지스 매각 과정에서 이른바 ‘프로그레시브 딜’ 구조를 문제 삼으며 법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매각 과정에서 이미 감정의 골이 깊어진 만큼 마음을 되돌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의 복귀도 이 같은 위기 국면을 수습하기 위한 카드로 해석된다. 조 대표는 지난 28일 이지스 대표이사로 선임된 뒤 취임 초기부터 주요 LP와의 관계 회복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국민연금 등 핵심 LP 사이에서는 여전히 냉랭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이지스 경영권 매각 과정에서 위탁자산 관련 정보가 사전 동의 없이 원매자 측에 제공됐다고 보고 자산 이관을 검토한 바 있다. 조 대표가 수습에 나섰지만, 핵심 LP와의 관계가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업계에서는 이지스 매각전의 향방이 결국 기업가치 방어에 달렸다고 본다. 힐하우스가 센터필드, 이오타 서울2, 동탄·건대 등 개별 사업장 리스크를 가격에 반영하려 할 경우 매각 측의 협상력은 더 약해질 수밖에 없다. 한 부동산 투자업계 관계자는 “운용사 M&A에서 중요한 것은 현재 AUM이 아니라 앞으로도 같은 LP가 돈을 맡길 수 있느냐”라며 “핵심 LP 신뢰와 주요 자산 운용권이 동시에 흔들리면 기존 몸값을 지키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 마켓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단독] 이지스, 조갑주 전 대표 경영 복귀…힐하우스 M&A 파행 수순

28일 이사회서 대표 선임
국민연금 이탈에 1조 몸값 흔들
매각 중 기존 주주 경영 복귀
힐하우스 인수전 동력 약화

입력2026-04-27 10:28:40 수정2026-04-27 14:32:45
 

 이 기사는 04월 27일 10:28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서울 여의도 이지스자산운용 사옥 전경. 한경DB조갑주 전 이지스자산운용 신사업추진단장이 대표직에서 물러난 지 5년 만에 다시 경영 전면에 나선다. 경영권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기존 핵심 주주가 조직 재편을 주도하면서 글로벌 사모펀드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의 이지스 인수가 표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지스 기업가치의 핵심 축으로 평가받던 국민연금 자산이 이탈하기 시작한 점이 거래 파행의 결정적 배경으로 꼽힌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오는 28일 이사회를 열고 조 전 단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조 전 단장은 지난 2021년 대표직 사임 후 신사업추진단장으로 영향력을 행사해왔으나, 2023년 금감원 검사 과정에서 개인 및 가족회사 거래 의혹이 불거지자 단장에서 내려온 후 SMP(시니어 매니징 파트너)로서 내부 활동에 집중해왔다. 그런 조 전 단장이 다시 복귀하는 것은 국민연금 등 핵심 기관투자가와의 신뢰 관계가 흔들리면서다. 업계 관계자는 “새 주인을 맞기 위한 인사라기보다 무너진 LP 관계를 복원하기 위한 원점 재정비에 가깝다”고 말했다.

조 전 단장은 국내 부동산 자산운용업계를 대표하는 1세대 인물이다. 2001년 국내 리츠 제도 도입 초기 코람코자산신탁에서 리츠 사업을 이끌었고, 2011년 이지스자산운용을 세워 국내 최대 부동산 전문 운용사로 키웠다. 개인 및 가족회사 등을 통해 이지스 지분 약 12%를 보유한 핵심 주주로도 알려져 있다. 통상 인수합병(M&A) 거래에서는 인수가 마무리된 뒤 새 인수자가 경영진을 꾸린다.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기존 핵심 주주가 대표로 복귀하는 것이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이지스 경영권 매각은 지난해 본격화됐다. 최대주주 측은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를 매각 자문사로 선정하고 국내외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를 대상으로 매각 작업을 진행했다. 예비입찰과 본입찰을 거쳐 지난해 말 힐하우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힐하우스는 1조1000억원 안팎의 인수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대 부동산 운용사를 발판으로 아시아 대표 부동산 투자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당초 연초로 예상된 SPA 체결은 수개월째 미뤄졌다. 본입찰에서 고배를 마신 태광그룹 측이 매각 주관사와 이지스 최대주주 측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선 데다,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도 장기간 결론을 내지 못했다. 그런데도 시장에서는 힐하우스의 인수 의지가 강한 것으로 봤다. 이지스가 국내 부동산 운용시장에서 지닌 위상과 기관투자가 네트워크, 대형 개발·운용 트랙레코드를 감안하면 쉽게 발을 빼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거래 흐름을 바꾼 것은 국민연금 변수였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이지스 매각 실사 과정에서 자사가 출자한 펀드 관련 정보가 원매자에게 제공된 범위를 두고 강한 문제의식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센터필드, 마곡 원그로브 등 국민연금이 출자한 주요 자산의 설정액과 평가액, 성과보수 조건 등 민감한 정보가 사전 동의 없이 외부에 제공됐을 가능성을 문제 삼은 것이다. 실제 법적 대응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국민연금과 이지스 간 신뢰 관계는 급격히 흔들렸다. 이후 국민연금은 이지스가 운용하던 주요 자산을 다른 운용사로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가장 상징적인 사례가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센터필드다. 센터필드는 옛 르네상스호텔 부지를 재개발한 강남권 랜드마크 오피스다. 자산 가치가 2조~4조원 수준으로 평가되는 초대형 자산으로, 국민연금과 신세계프라퍼티가 주요 출자자로 참여했다. 이지스는 펀드 만기를 앞두고 센터필드 매각을 추진했지만, 국민연금과 신세계프라퍼티가 수익자 협의 없는 일방적 매각에 반대하면서 양측 관계가 경색됐다. 이후 매각은 중단됐고, 운용사 교체 절차를 거쳐 최근 코람코자산운용이 새 운용사로 선정됐다.

센터필드 운용권 이탈은 단순한 개별 자산 손실을 넘어 이지스의 기업가치 산정 자체를 흔드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운용사 M&A에서 핵심은 현재 운용자산 규모뿐 아니라 해당 자산에서 앞으로 반복적으로 발생할 관리보수와 성과보수의 지속 가능성이다. 이지스는 국민연금이 맡긴 대형 자산에서 나오는 수수료 수익이 기업가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힐하우스가 제시한 인수가 중 상당액이 국민연금 관련 자산에서 나오는 수익을 전제로 산정됐다고 보고 있다.

일부 원매자는 이지스 기업가치에서 국민연금 관련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센터필드 운용권만 놓고도 이지스 밸류에이션에 수천억원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기에 국민연금이 이지스에 지급할 예정이던 운용보수와 성과보수 일부가 인수 전에 지급될 가능성이 커지며 인수 이후 수익 기반도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 포트폴리오의 부실화도 부담이다. 이지스가 운용하는 일부 국내 자산에서는 기한이익상실(EOD) 이슈가 잇따르고 있다. 동탄 타임테라스와 건대입구역 인근 상업시설 등 일부 자산은 임대 부진과 금융비용 부담이 맞물리며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외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일부 해외 자산의 평가손실 우려도 커진 상황이다. 국민연금 자산 이탈에 개별 자산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힐하우스가 처음 제시한 가격과 조건을 그대로 유지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이지스 매각전은 당분간 숨 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힐하우스가 별도 예치금(디파짓)을 납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점도 거래 이탈 부담을 낮추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글로벌 사모펀드 상당수는 국민연금을 주요 출자자이자 핵심 고객으로 두고 있어, 국민연금과 불편한 관계에 놓인 운용사를 인수하는 데 부담이 적지 않다. 힐하우스와의 거래가 최종 결렬될 경우 지난 입찰에서 1조500억원을 써낸 태광이 다시 현실적 후보로 거론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지스자산운용 측은 "조 대표와 관련해 사익추구 의혹 등 계류 중인 사법 리스크는 현재 없다"며 "임직원들의 지지를 받는 조 대표가 고객(LP) 입장에서도 이지스를 대표하는 카운터파트로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매각 프로세스는 절차에 따라 차질 없이 진행 중이며, 현재 주주 측과 우선협상대상자(힐하우스) 간 주식매매계약 체결을 위한 세부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매각주간사를 통해 최근 청취했다"고 덧붙였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