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의 한계와 위험 1
앞선 글을 보면 사모펀드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그 시작이 곧 대성공으로 이어질 것처럼 보이지만, 현실은 다소 복잡하다. 현재 대부분의 자본주의 국가에서 최상위 대학의 졸업생들이 선호하는 직종이 사모펀드로, 이는 최근까지 투자은행이 차지하던 위치를 대체한 것이다. 사모펀드 직종은 변호사나 의사를 포함한 기타 전문 직종을 능가하는 인기를 얻고 있다. 많은 젊은이들이 성공한 벤처기업가보다 사모펀드 직종으로 진출하고 싶어한다. 고액의 보수와 젊은 나이에 기업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권한 때문에 끌리는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젊은 시절 투자 분야에서 활동하며 일정한 성공을 거두었고, 이로 인해 '왜 사모펀드 운영을 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았다. 그러나 사모펀드 운영에는 여러 난관이 존재하며, 과거 필자는 이러한 난관을 극복할 자신이 없었다. 이 글로 사모펀드 직업을 희망하는 젊은이들과 현재 사모펀드를 운용하는 관리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자 한다.
1. 비공개기업으로서의 한계
규모가 커졌어도 사모펀드는 본질적으로 비공개 기업이며, 이는 그들의 운영에 있어 특정한 한계를 지닌다. 몇몇 사모펀드는 기업 공개를 했다. 그런데 공개기업의 지위에 따른 정보공개의무가 사모펀드 운영상의 ‘비밀주의’와 원천적으로 충돌이 있지 않을까. 공개하고 싶지 않은 사모펀드만의 능력이 있을 수도 있고, 반대로 그러한 능력이 없다는 것을 감추고 싶어할 수도 있다.
더욱이, 사모펀드의 경영진은 때때로 기업이나 정부의 내부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며, 이는 법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사외이사 경험을 바탕으로 특정 기업의 인수를 추진하는 사모펀드 파트너의 예, 정부 관련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정보 활용 등은 사모펀드 거래에 있어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행위는 엄밀히 말하면 불법에 해당한다.
특히 한국에서는 사모펀드 산업이 성장하면서 전관예우와 같은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나중에 무죄로 밝혀졌지만 정부 재직시 사모펀드에 특혜를 베풀고, 나중에 자기가 사모펀드를 차렸을 때 (뇌물 성격의) 특혜를 받았다는 의심을 사는 경우도 있었다. 연기금 관계자들이 사모펀드로 이직하는 경우도 전관예우를 바라고 고용한 게 아닐까 의심할 수 있다. 아직까지 한국은 사모펀드가 막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런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되지는 않았지만 궁극적으로는 발생할 수 있다.
2. 다변화나 헷지로 피할 수 없는 원천적인 경기 (거시 경제) 순환 리스크
사모펀드의 자산은 보통 유동성이 낮고, 한 사모펀드가 운용하는 자산이나 프로젝트는 2~3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특정 프로젝트에서 실패하거나 급히 처분해야하는 경우가 발생하면 사모펀드 자체가 공중분해 된다. 사모펀드는 원천적으로 투자에 위험이 분산되어있지 않다. 어떤 의미에서는 몇개의 프로젝트에 몰빵을 하는 것이다. 대부분 하나의 프로젝트에서 크게 실패하면 사모펀드 자체가 문을 닫는다. 그리고 사모펀드라는 것은 명망이 있는 몇몇 키-맨(핵심경영진)들이 자신의 명예와 주변의 돈을 걸고 하는 것이어서, 그 키-맨들에게는 무한 책임이 있다고 봐도 된다.
그런데 사모펀드라는 업종의 특성상 보유자산 하나 하나가 굉장히 높은 부채비율을 가지고 있다. 당연히 성공했을 경우의 수익률은 높지만 리스크에도 매우 취약하다. '빈티지 투자 리스크'라고 불리는 현상이 있다. 예를 들어 2008년 경제 위기 직전의 투자들은 사모펀드의 능력과 무관하게 거의 대부분 실패했다. 사모펀드는 그런 거시 경제 리스크를 헷지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뮤추얼펀드 등은 지수선물 거래를 통해 이러한 거시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그런 빈티지 투자 리스크가 '사모펀드의 능력과 무관하게' 사모펀드들이 투자한 모든 프로젝트에 영향을 미치듯이, 사모펀드들의 뛰어난 성적도 거시적 환경이 사모펀드들에게 빈티지 디비던드(빈티지 배당: 거시 환경이 사모펀드들이 투자를 한 모든 프로젝트에게 유리하여 전반적으로 수익율이 좋은 경우)를 주었던 것이 아닌가도 싶다. 그래서 빈티지 디비던드가 없어지면 사모펀드들은 전반적으로 수익율이 악화되는 정도를 넘어서 존립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
사모펀드는 통상적으로 5년 후에 투자 프로젝트에서 철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투자 초기와 매각 시점 사이에 평균 5년 정도의 기간이 정해져 있다. 그러다 경기 순환에 잘못 걸릴 수가 있는데, 이것을 해결할 방법이 없다. (예를 들어 MBK와 같은 일부 사모펀드는 '경기 순환에 영향을 받는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워두었으나, 실제로 경기 변동의 영향에서 자유로운 기업은 희귀해 투자 대상을 찾기 매우 어렵다.)
평균 5년 뒤 철수가 목표라지만 회사를 인수하여 경영하다 보면 5년은 금방이다. 기업을 인수하고 경영하는 과정에서 5년이라는 시간은 모자라다는 느낌을 받았다. 더 많은 시간이 주어졌다면 기업의 잠재력을 더욱 효과적으로 발휘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시간에 쫓겨 큰 실수를 하는 경우가 많다. 또 핵심직원들도 그 사이클에 맞춰 이직하기 때문에 그 점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도 높다.
3. 인간적(?)인 리스크
아무리 투자자(LP)와 사모펀드간에 서류로 된 명확한 계약이 있다곤 하나 투자자 중 일부가 예상치 못했던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면 (특히 개인 투자자들은 그런 경우가 많다)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계약 상으로는 해줄 필요가 없는 환매 등의 방법으로 도움을 주지 않을 수가 없다. 이 때 매정하게 계약상의 조건을 이유로 도움을 거절하면 사모펀드의 평판에 악영향을 줘 다음 펀딩이 곤란해질 수가 있다. 내가 아는 사모펀드들은 개인투자를 받았을 경우, 늘 이 위험이 있다고 하소연한다. 심지어 기관투자자들도 이런 경우가 있다.
생각보다 자주 발생하는 케이스인데, 어느 프로젝트가 실패했을 경우 상당수 투자시 체결한 계약 내용과는 별개로 (인간적으로) 손실을 투자자에게 보전해야하는, 심지어 공식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사모펀드 운용자들이 개인적으로 투자자의 손실을 보전해주는 경우도 많다. 굉장히 많이 발생하는 현상이다.
4. 인적 자원 리스크: 사모펀드 경영의 가장 큰 리스크
사모펀드 경영자들이 가장 괴로워하는 문제를 논하자.
수 십년간 인생의 모든 것을 걸고 경영해왔던 오너들이 다양한 이유로 경영을 계속하기 어려워서 그 회사를 넘기고 싶을 수 있다. 이러한 포트폴리오(투자 대상이 된) 회사들을 외부인들이 아무리 유명 대학 출신이라 할지라도 몇 주만에 기업의 전망을 정확히 판단하고 오너가 계속 경영했다면 얻을 수 있는 것보다 더 나은 결과를 달성하기는 어렵다.
유명 대학 출신이라는 화려한 학벌을 가진 사람을 동원했다고 인수한 기업을 잘 경영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착각이다. 필자는 동종 업계의 다른 기업에서 성공한 커리어를 가진 간부를 딜 매니저(Deal Manager, 프로젝트 추진자/ 파견 경영인: 사모펀드가 경영에 참여하는 경우, 사모펀드로부터 인수되는 회사에 파견되어 그 회사의 경영을 책임질 사람)로 권한다.(이런 인물들 중 유명 대학 출신이 그리 많지 않을 수도 있다.)
많은 사모펀드 속에는 허영에 들떠 있고, 발이 땅에 닿아있지 않고 공중에 떠있는 듯한 인상을 주는 딜 매니저들이 많았다. 대부분 2~3년 뒤에 그 사모펀드에 가보면, 그들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 이런 허영에 들떠있는 간부들은 자신의 일을 설명할 때 핵심 개념을 잘 설명하지 못하고, 영어 단어를 많이 쓴다는 첫인상을 받곤한다. 오히려 모든 개념을 어색하나마 한국어로 번역하면서 대화를 진행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좋은 책임자들일 가능성이 크다.
사모펀드의 설립자·오너들은 인적 자원 부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보다 한국·일본·중국 사모펀드가 더 심한 듯 하다. 5년 동안 강한 책임감으로 한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결과도 내는 딜 매니저는 구하기도, 회사 내에 계속 잡아두기도 아주 힘들다. 건별로 스타 경영인을 영입하는 것도 방법이겠으나, 실제로 일 잘하는 스타 경영인들은 하늘의 별처럼 드물다.
미국처럼 천문학적인 보너스가 아직은 보편화되지 못한 한국 사모펀드의 경우 그 정도의 능력있는 사람은 사직·이직·자기 창업의 가능성이 높다. 국내 사모펀드 몇 곳을 관찰해 보았는데, 굉장히 심각한 문제였다. 인수할 기업을 확보하고, 경영을 책임질 매니저를 찾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매니저를 먼저 확보한 후 인수할 기업을 찾는 것이 올바른 순서일지도 모른다. 펀드의 규모가 커서 스타들을 평소에 많이 확보하고 있으면 이 문제가 없을 수 있으나 내가 아는 대부분의 펀드들은 규모가 커도 대부분 이 인력자원 부족현상을 호소하고 있다.(이 문제에 관해서는 나중에 사모펀드의 공헌부분에 가서 좀 더 의논하자)
인적 자원의 부족에서 발생하는 기현상도 있다. 펀딩이 필요해 사모펀드에게 찾아온 고객에게 사모펀드가 제시한 조건을 보면 많은 경우 ‘당신이 자금을 구해와서 우리에게 맡기면 수수료를 떼고 당신에게 재투자하겠소. 그리고 당신이 책임지고 연 15% 이상 수익이 내는 것을 보장하거나 그것을 보증할 재벌(Anchor)을 하나 물어오시오’ 식의 조건을 제시하여 폭소를 자아내는 경우가 한국 사모펀드의 경우는 참 많았다. "철저히 실사(Due Diligence)를 하겠다. 모든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전투의지는 높이 평가할 수 있겠으나, 그런 황당한 일을 '계속' 하는 사모펀드들이 오히려 더 황당한 속임수에 쉽게 당하는 케이스도 많이 보아왔다.한마디로 투자 게임에 참여해서는 안되는 사람들이 투자게임에 들어온 것이다. 사모펀드라는 것이 왜 존재하는지, 무슨 일을 하고, 왜 돈을 버는지 전혀 개념이 없는 사람들이다. 후순위 등 개념의 경제적 의미를 완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교섭에 응하면 바로 이런 어처구니 없는 우매한 조건을 내걸게 된다. 그런 사모펀드가 의외로 많다. 대부분 오래 못간다.
핵심 운용역(Key-Man) 퇴직·독립에 따른 문제도 발생한다. 핵심경영진이 퇴사를 하면 투자를 철회하는 조건을 거는 투자자들도 많다. 그리고 스타 경영인 영입 혹은 중심으로 성립되는 사모펀드들이 많은데, 핵심 운용역들의 퇴사·이직은 큰 문제일 수 밖에 없다. 지금 한국 사모펀드계의 성공케이스들이 전부 다른 사모펀드들로부터 이직한 사람들이 만든 것인데, 원래 사모펀드들의 입장에서는 이것이 큰 리스크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비밀·핵심 정보 누출은 당연히 발생한다.
[김영수 이스트우드컴퍼니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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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이 사모펀드에 밀리게 된 이유는?
사모펀드 급성장의 경제·사회적 배경은 무엇인가?
1987년 블랙먼데이를 계기로 드럭셀 번햄 램버트 투자은행이 주도하던 정크본드(Junk Bond:고위험 고이자 채권. 대형 기업인수합병시 큰 돈을 급히 동원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 많이 사용되었음) 시장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주요 거대 투자은행들을 일반은행으로 전환시키면서 그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시대를 지나오면서 사모펀드는 '규제를 받지 않으면서도, 대형 거래와 대형 구조조정에 필요한 거대 자금을 순식간에 동원가능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일한 존재로 남게 됐다.
사모펀드의 등장 이전에는 고이자·고배당으로도 자금 동원이 안되는 '시장의 실패 현상'이 상당기간 존재했다. 그 빈 공간을 사모펀드가 메꾸었다. 즉 정크본드와 투자은행이 규제를 심하게 받기 시작하자 규제에 자유로운 대형금융 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는 독점적 지위가 사모펀드에게 주어졌고, 그로 인해 당연히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주택시장이 침체됐을 때 미국의 유명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미국 국책은행으로부터 대량으로 불량 주택모기지를 (특혜적 조건으로) 인수하고, 따라서 주택들을 인수받아 이 주택들을 토대로 임대주택사업에 뛰어들었고, 블랙스톤을 모방한 다른 사모펀드들의 진입은 미국 주택시장 회복의 주요 동력이 됐다. 이 사모펀드들이 없었더라면, 미국 주택시장의 회복은 훨씬 늦었을 수 있다. 주택 뿐 아니라 모든 산업이 침체될 때 그 회복에 사모펀드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또 투자은행에 몰리던 인재들(명문대학 + 유명 투자은행 근무 경력)이 사모펀드로 몰리면서 자기들끼리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그 네트워크의 배타성은 아주 공고해서, 거기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좋은 투자기회 금융기회를 독점할 수 있었다.
사모펀드 급성장의 또 다른 경제·사회적 환경으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거의 15년간 계속된, 역사상 가장 낮은 이자율을 들 수 있다. 비교적 안정된 채권에 투자하여 은퇴자들에 안정된 노후수입을 보장하던 연기금은 궁극적인 파탄을 걱정하게 됐는데 이들에게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하면서 연기금의 막대한 자금이 사모펀드로 동원될 수 있었다.
각 사모펀드마다 총운용자산(Asset Under Management: AUM)이 막대해 질 수 밖에 없는데, 2%·20%의 정형화된 수익분배모델에서 연 2%라는 안정된 현금유동성이 생긴다. 100억 달러 당 2억 달러의 안정된 소득이 발생하는 구조가 형성되었다.
그리고 총운용자산이 '큰' 곳일 수록 '크다'는 이유 때문에 투자자들이 몰리기 시작하면, 더 몰리게 된다. 투자자 입장에서 성공적인 투자의 한 사이클이 끝나면 같은 사모펀드의 또 다른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이 생경한 다른 사모펀드에 참여하는 것보다 쉽고 편하다. 심지어 투자가 실패해도 사모펀드가 '이번에는 반드시 만회할 정도의 큰 성공'을 약속하면서 다음 사이클의 새 투자에 참여시키는게 성공한 프로젝트의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것보다 오히려 더 쉽다. 같은 사모펀드의 2호 펀드, 3호 펀드에 계속해서 잔류하고, 대부분 투자금을 더 늘리기 때문에 운용자산(AUM)은 쉽게 늘어난다. Re-Up 투자라고도 부른다. 대부분 대형 사모펀드에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사모펀드는 왜 재벌을 능가하는가?
재벌은 막강한 자금력과 정치사회적 영향력, 뛰어난 인재 풀, 정보력 등으로 무장한 무적함대처럼 여겨졌는데, 왜 사모펀드에게 밀리게 되었는가.
재벌기업의 계열사들은 모기업의 정체성과 관련이 있기때문에 매각이나 분할 등의 과감한 행동을 쉽게 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사모펀드는 그런 제약이 없어서 재벌기업보다 자유롭다.
재벌기업이 소비자·오래된 거래 업체·직원 등의 이익을 극단적으로 희생시키면서 투자자의 이익만을 극대화하는 것은 어렵다. 예를 들자면 부채비율을 극한으로 올리는 일 (즉 기업을 언제고 쉽게 파산시켜버릴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 놓기), 주요자산을 팔아치우는 일, 많은 직원을 순식간에 해고하는 일, 파산시키지 않을 회사를 파산시키면서 회사의 부채 중 적립된 퇴직금을 떠안지 않고 공적 부담으로 넘기는 일 등은 (법적으로 가능하다 하더라도) 재벌기업에서는 어렵다. 사모펀드는 가능하다(한국은 제약이 있긴 하다).
소송·노동 쟁의·소비자 집단 항의 등의 리스크가 높은 병원·요양원·민간 교도소 등의 업종인 경우 무한책임을 궁국적으로 져야하는 오너가 있는 경우는 경영하기 어렵지만, 언제든지 파산하고 청산할 준비가 되어있는 사모펀드는 그런 고위험 고수익 프로젝트를 인수해 많은 문제와 많은 물의를 감수하면서 경영하여 높은 수익을 창출하다가 여차하면 쉽게 파산·청산하는 것이 재벌에 비해 쉽다(사모펀드 당사자들은 이것을 사모펀드 고수익의 가장 큰 비밀이라고 말한다).
공기업의 민영화에도 사모펀드는 유사하게 접근한다(공기업 민영화의 정책결정에 참고해야할 사항이다). 수도나 전기 그리고 대중교통 등 공공서비스의 품질을 낮추고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의 원성이 높아지겠지만 투자 수익은 올릴 수 있다. 지역 사회 내 정치적 고려를 할 필요가 없는 외국계 사모펀드로서 쉬운 일이고, 거의 모든 민영화과정에 발생한다. 그러나 지역사회 내에서 영속해야하고 정치사회적 영향력의 총량을 고려해야하는 재벌에게는 어렵다.
많은 경우 이런 '몰인정한' 투자는 수익면에서는 대부분 성공한다. 수익으로만 보면 사모펀드가 재벌보다 우월한 결과를 내기가 쉽다.
즉 오너 정체성의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투자·처분행위를 사모펀드는 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한 경제 주체인 재벌에 비해 수익성 창출에 유리한 경우가 당연히 많다. "사모펀드가 궁극적인 시장의 지배적 조직형태"라는 하버드 대학의 마이클 젠센 교수의 주장이 당연한 결론일지도 모른다. 유동성이 적은 자산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사업 자체는 활발하지 않은 오래 된 기업의 경우 해체하여 자산을 매각하는 것이 오히려 플러스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기업 오너는 정체성 문제로 실행하기가 어렵지만 사모펀드는 상대적으로 쉽다. 즉 전통적인 오너가 있다면 할 수 없었던 일들을 사모펀드는 할 수 있다.
사모펀드가 아니면 추진하지 못하는 프로젝트들도 많다. 당연히 그런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사모펀드에는 고수익이 돌아간다. 자료가 불투명한 경우, 기존 오너·경영자가 불법행위가 있는 경우,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적정 시장가격 산정이 어려운 경우 사모펀드의 인수로 시장이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없었던 시장이 생기는 것이다. 그 시장을 가장 먼저 만든 사모펀드가 고수익을 올리는 것은 당연하다. 골치아픔(Complexity)을 해결하는데에서 나오는 이익이라고 사모펀드 당사자들은 이야기한다.
일반투자자들이 내막을 이해하기 어려운 투자대상, '메가 사이즈'의 딜에서 사모펀드들이 큰 행운을 잡는 것이 바로 이 이유이다.
한편, 메가 사이즈의 딜은 아직 적정 시장가격이 형성되어있지 않아서 결과적으로 싸게 사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면서 사모펀드들의 자금력이 급속도로 커지고 사모펀드의 숫자도 많아 지면서 당장은 시장이 없는 메가 사이즈의 딜들이 얼마후에는 적절한 딜 사이즈(Bite Size)로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자연히 가격이 오르는 경우가 많다. 즉, 일반 투자자들이 접근할 수 없었을 정도로 큰 딜이어서 자금력이 있는 사모펀드가 싸게 산 후 나중에 자금력이 큰 투자자들이 생기면서 좋은 시장가격이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기업 인수 후 (원칙적으로) 경영을 영구히 하는 목적이 아닌, 다시 팔기 위해 잠깐 경영을 맡는 것을 아예 처음부터 천명하는 사람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집을 파는데 영구 거주 목적이 아니라 집을 수리해서 비싸게 되팔 목적으로 사는 사람들이 있으면 주택 거래가 더 잘 되기 마련이다. 거기에 사모펀드를 위한 공간이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거시 경제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삼성에서 상당히 잘 나가던 회사들을 팔지 않고 그냥 폐업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도 이런 것을 해결할 사모펀드가 있었다면) 폐업 대신 사모펀드에 넘겼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아마 한국도 지금부터 몇몇 재벌들은 이러한 사모펀드의 역할이 필요할 듯 하다.
또 재미있는 점은 사모펀드 시장이 커지면서 특정 사모펀드가 가지고 있는 메가 사이즈 딜을 소화할 수 있는 다른 사모펀드들이 많이 생겼다는 점이며 그것이 사모펀드들이 고수익을 누릴 수 있는 비밀 중의 하나다. 즉, 사모펀드 시장의 성장 자체가 사모펀드들의 고수익을 창출하고 고수익은 사모펀드 시장의 성장을 유도하는 정(正)의 연쇄반응이 있었다.
사모펀드가 많이 생겨나면서 사모펀드간의 거래(2차 시장에서의 거래)를 통해 실패한 프로젝트를 투자자들에게 어느 정도는 은폐할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어 사모펀드 회사 A의 1호 펀드가 실패했다. 그러면 이 펀드를 사모펀드 회사 B가 비싼 가격에 사준다. 대신 사모펀드 A는 B의 손실을 같은 방법으로 은폐하는 거래를 해준다. 현재 운용자산(AUM)이 수백조씩에 이른 사모펀드가 많이 생긴 이후, 이러한 은폐가 상당히 지속될 환경이 더욱 조성되었다.
또 펀드 자체를 여러 개 섞고 복잡한 구조로 만든 다음, 더욱 복잡한 증권화(Securitization)를 통해 어느 누구도 실상을 파악하지 못하게 되는 상태가 되는 일이 벌어질 환경은 이미 조성되어 있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들을 섞고 복잡한 증권화를 통해 수년간 은폐하면서 버블이 커졌고 결국 그것이 터지면서 2008년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했는데, 사모펀드라는 공간에서도 언젠가는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 불가피할 지도 모른다.
사모펀드가 특정 기업을 인수할 경우 교섭 시작부터 아예 가격을 아주 싸게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싸게 인수하면 당연히 수익을 높이기가 쉽다. 인수되는 기업의 관점에서는 ('부도덕한'이란 수식어가 많이 붙는데) 사모펀드에 인수당하는 것을 경매·청산 등과 유사한 불명예스러운 경우라고 생각해 쉽게 싼 가격으로 인수당하는 것에 동의하는 경우가 많다. 즉, 이미 그런 다급한 환경에 이미 들어간 기업들이 사모펀드에 인수된다. 전당포에 들어가는 사람들은 이미 아주 싼 가격에 내 물건이 넘어가게 된다는 각오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 다른 '더 좋은' 대상에게 명예롭게 인수당하는 것이 어려워진 경우에 사모펀드에 인수되는 것이라, 싼 가격에 인수되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는 인수 대상들이 의외로 많다.
사모펀드는 공모펀드에 비해 제약이 적다. 제약이 적으면 아무래도 수익성 내기가 쉽다. 당연히 사고가 터질 확률도 높다. 그런 위험을 감수할 만한 대형투자자들만의 투자를 받아 운용사가 제약없이 마음껏 한 번 수익을 내보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탄생한 것이 바로 사모펀드다.
은행과 기타 채권자들은 이자 소득과 원금의 회수 이외에는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으려하는데 경영에 관여하면서 문제 해결까지 하는 사모펀드가 채울 공간이 있다. 당연히, 이자 원금 플러스 알파의 고수익을 기대한다. 문제해결 능력을 발휘하게 되면, 채무자와 은행 그리고 사모펀드의 3자 Win-Win-Win 경우가 많을 수 있다. 즉 은행과 기업들이 채우지 못하는 사모펀드만이 채울 수 있는 그런 공간이 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로만 보면, 사모펀드는 돈이 벌릴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 쉽기만 한 산업은 없다.
다음 장에서는 사모펀드들의 애로 사항과 한계를 살펴보자.
[김영수 이스트우드컴퍼니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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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실질적인 한국 경제의 지배자
"사모펀드들이 이미 한국 경제를 점령했다"고 단언한다.
원래 IMF 때 외국의 사모펀드에 한국의 알토란 같은 기업·은행이 넘어가면서, 사모펀드가 무엇인가를 한국인이 경험하기 시작했다. '그 매운 맛' 을 처음 봤다.
그런데 지금은 한국에서 활동하는 사모펀드가 외국계와 토종을 합쳐 2023년 이미 1000개를 훌쩍 넘었다. 약정액으로도 100조원이 훨씬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한국의 최고의 자산가는 재벌 총수들이 아니라 사모펀드 운영자들이 되어버렸다. 주요 인수 합병(M&A)의 주인공은 대부분 사모펀드가 되어버렸고 소위 재벌은 이름을 빌려주는, 상대적으로 초라한 존재가 되어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마저 준다.
심지어는 재벌 내부의 핵심 회사에 주요 주주·지배주주, 경영에 대한 핵심적인 권한을 가진 채권자로서 이미 사모펀드가 포진하고 있어서 재벌의 핵심적인 경영상의 결정에 사모펀드가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한다. 아니, 사모펀드 자체가 '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한국 뿐 아니라, OECD 국가들의 경제에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현상이다. 하버드 대학의 마이클 젠센 교수는 "사모펀드가 궁극적인 시장의 지배적 조직형태"라고 단언한다.
도대체 사모펀드라는 것은 무엇이고, 왜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로 부상되었으며, 앞으로는 어떻게 변화할 것이며, 민주 시민들은 사모펀드에 관해 어떠한 통제력을 행사할 수 있는가의 문제를 다루어본다.
사모펀드란 무엇인가
사모(私募)펀드는 사(私)적으로 돈을 모(募)으는 펀드라는 뜻이다.
당연히 공적으로 돈을 모으는 경우에 비해 외부에서는 그 속사정을 알 수 없다. 심지어 그 존재 자체도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즉 존재의 '비공개성'이 특징이다. 또 일반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비상장 기업·부동산·인프라설비 등에 투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 그래서 일반에 자신의 존재를 홍보할 필요도 없다. 존재와 활동이 비밀스럽다. (물론 결국에는 기업공개를 하고 공개주식으로 거래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사모펀드는 사사로이 돈을 모아 잘 알려져있지 않은 거래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모펀드는 투자 대상을 선정하고 비교적 높은 이자율로 기업에 자금을 제공하여 채권자로 남아있기도 하고, 많은 경우 경영권을 넘겨받아 기업 가치를 높인 후 5년 정도 후에 매각하여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기본 목적으로 한다.
상당히 큰 사이즈의 투자 대상을 인수하는데 굉장히 높은 부채 비율(80~90%)의 차입인수(LBO: Leverage Buy-Out)를 한다. 나머지는 자본(Equity)투자가 되는데, 그 자본투자에서도 사모펀드 운영자(GP: General Partner)들은 아주 작은 비중의 자기자본(1%)을 출자하고 나머지는 모두 타인자본(Investor Equity: LP: Limited Partners 자금) 을 쓰는 방법으로 인수한다. 따라서 수익을 어느 정도 남기면서 매각(Exit)할 경우, 운영자와 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이익은 막대하다.
사모펀드의 특징, 재벌과의 차이점
과거 개발 경제 시대의 '족벌 재벌'과 사모펀드를 비교하면 사모펀드의 특징을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일단 여러 기업을 인수하면서 급성장하는 과정이 재벌과 사모펀드가 여러모로 비슷하다.
재벌은 다른 기업·개인들은 동원할 수 없던 자금력(한국의 경우 정치권력의 비호), 금융권의 지원, 다른 기업들은 구할 수 없었던 현대화된 인적 자원을 선점할 수 있었기 때문에 투자할 수 있었다. 즉 다른 기업에 비해 자금력에 우위가 있다는 점이 과거 한국 재벌과 사모펀드가 비슷하다. 의사 결정 과정에서 오너와 몇몇 사람(재벌 기업의 경우 기조실·비서실)들에 의해 발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물론 사모펀드와 과거 한국 재벌과는 다른 점도 꽤 있다.
사모펀드는 평균 5년 내로 투자한 물건·회사를 처분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재벌그룹은 영원히 가지고 가는 것을 정상으로 생각한다.
사모펀드는 고수익만을 목표로 하지만 재벌기업은 한국사회 내에서의 정치적·경제적 '영향력의 극대화'를 목표로 한다.(일부 사모펀드도 사회적 영향력까지 추구하는 목표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긴 하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그것은 '자멸의 길'이라는 점은 나중에 설명한다.)
사모펀드는 2%(관리비:Management Fee)·20%(성과급: Carry)라는 독특하고 정형화된 수익모델을 가지고 있다. 즉 투자자들이 맡긴 돈에 대해서 매년 2%의 관리비를 받고 8% 이상의 수익을 낼 경우 수익의 20%를 성과급으로 가져간다. 원천적으로 영구히 기업들을 손에 쥐고 있는 것이 정상으로 여겨지는 재벌들에게는 이러한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사모펀드 내부에서는 오너 그리고 Deal Partner(투자대상을 찾아내고 분석하여 인수를 결정하고 수익을 올리는 것을 책임지는 간부), 업체에 파견된 경영자 등 사이에서 분배의 룰이 정해져 있다. 반면 재벌그룹은 기본적으로 오너가 모든 수익과 이익을 가져가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시혜적으로 나누어 준다.
사모펀드업계가 크게 성장한 이유중의 하나가 바로 이 2%·20%라는 거의 정형화된 이익 분배율과, "EBIDTA(감가상각 전 영업이익)의 몇 배수"라는 기업가치평가방식으로 거래를 간단화(Standardize)한 것이다. 어떠한 거래던, 거래의 조건을 정형화시켜 놓으면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거래량이 폭발할 환경이 조성된다. (매번 그 부분을 놓고, 긴 협상을 해야 하는 불확실성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왜 2%·20%인지, 왜 EBIDTA의 몇 배수로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것인지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닌 듯 하다. 관행이 그렇게 자리잡은 것이다. EBIDTA보다 이론적, 경제학적으로 더 정확한 평가기준도 있을 법한데 무엇이 더 정확한 평가 방법이냐에 관한 논쟁 자체를 건너뛴 채로 기업을 사고 팔 때 그 한가지만을 기준으로해서 평가한다. 이에 파는 사람이나 사는 사람이 동의하면 거래가 빨리 이루어진다. 이러한 거래의 정형화가 사모펀드 성장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사모펀드 고수익의 비밀
일반 투자자는 위험분산·다각화 (Diversification·Hedge)를 하는데, 사모펀드는 하지 않는다.
자신이 강점이 있는 분야·종목에 특화한다. 소위 '몰빵'을 한다.(위험분산·다각화는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의 몫이다. 위험분산은 투자자들이 개별적으로 하는 것이지, 사모펀드와는 관련이 없다. ) 벤처캐피탈의 경우 ‘여러’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투자 포트폴리오 중 많은 경우가 성공하지 못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몇개가 크게 성공하는 것으로 리스크를 분산시키지만, 사모펀드는 상대적으로 적은 숫자의 프로젝트에만 투자하고, 투자한 모든 프로젝트(포트폴리오)에서 고수익을 내는 것을 기본으로한다.
처음부터 이러한 고수익 고위험 환경에서 생존하면서 우수한 성적을 계속해서 낼 수 없는 사람들은 아에 사모펀드 업계에 진입을 하지 않고 진입을 하더라도 빨리 퇴출된다. 고수익을 계속 내는 사람들만이 업계 속에 존재하니, 살아남은 사모펀드만 보면 관찰되는 수익율 평균은 높을 수 밖에 없다. 고수입을 내지 못하는 사람은 퇴출되니 그 업계를 어느 특정 순간에 들여다보면, 그 순간의 모든 참가자가 다 고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합마다 패배한 상대를 반드시 죽이는 로마의 검투사 경기에서 결승전까지 올라온 검투사들의 승률이 100%, 상대를 모두 죽이고 패배한 적은 한 번도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로 당연한 이치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자가 강한 것이다’라는 격언이 한국 사모펀드 업계에서 성공한 리더들의 입에서 나온다.
사실 사모펀드라는 간판을 내걸고 진행된 모든 투자의 성적을 관찰한다면 사모펀드가 그다지 높은 수익율을 내고 있지 못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에 관한 연구는 많지 않다.
사모펀드의 특징 중의 하나로 '다른 사람이 생각 못했던 기업들을 투자 대상으로 찾아서 다른 사람은 동원할 수 없는 정도의 금융을 사용하여 고차입으로 인수하여 다른 사람이 생각 못했던 방법을 써서 그 기업의 실적을 개선해 다른 사람이 놀랄 정도의 고수익을 얻고 처분'하는 조건을 만족할 것 같은 프로젝트만을 추진한다는 점이다. 그런 프로젝트를 여러 번 진행하면서 오랫동안 존속한 사모펀드의 성적은 결과적으로 당연히 좋을 수 밖에 없다.
막대한 운용자금을 가지면 그 사이즈 자체에서 큰 힘이 나온다. 도박판에서 무한한 자금력을 가진 사람이 계속 판돈을 올리면 결국 이기듯이 막대한 자금력이 있었기에 인수 대상을 싼 가격에 인수할 수 있었다. 막대한 자금력이 있으면, 즉 유동성 제한(Liquidity Constraint)이 없으면 수익율을 평균 25% 정도 더 낼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정석이다. 예를 들어 돈 걱정을 매일 해야 하는 평균의 사람들이 어느 프로젝트에서 연 8% 수익을 내면, 돈 걱정이 없는 사람은 그보다 (25% 많은) 10% 수익을 내는 식이다. 2023년 12월 기준 주요국가 사모펀드 업계의 Dry Powder(투자가능 준비된 자금)가 4조 달러라고 한다. 그 사이즈에서 나오는 엄청난 힘으로인해 사모펀드는 높은 수익을 계속 올릴 가능성이 높다. 다음 편에서 사모펀드에 왜 그런 큰 돈이 몰리게 됐는지 들여다 보자.
[김영수 이스트우드컴퍼니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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