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6년만에 韓 CEO… M&A 속도
전임 저우궈단 논란 해소 관건
잠재적 매물인 동양생명이 내년 초 새 대표이사 취임과 동시에 매각 작업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동양생명이 '인적 쇄신'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리지만, 경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등 난항이 예상된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2018년 구한서 전 대표 이후 6년여 만에 한국인 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동양생명의 대주주는 중국 다자보험그룹(전신 중국 안방보험)으로, 지난 2017년 뤄젠룽 공동대표이사 사장에 이어 저우궈단 사장을 대표로 선임한 바 있다.
동양생명은 지난 4일 임시 이사회 및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이문구(사진)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전무를 신임 대표 사장으로 내정했다. 이 내정자는 내년 2월 29일 예정된 이사회에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1965년생인 이 내정자는 한양대 교육공학을 졸업한 후 1992년 동양생명에 입사해 사업단장, 제휴전략팀장을 지냈다. 이후 CPC부문장, 영업부문장, FC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회사 내 다양한 업무 경험을 쌓으며 중책을 맡는 등 우수한 사업 추진 능력과 조직에 대한 이해가 높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특히 최근 경영 일선상에서 물러난 저우궈단 대표가 후임자로 한국인이 오는 것을 원했다는 점도 반영됐다. 지난해 대표를 맡은 저우궈단 사장은 한국 문화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저우궈단 대표의 후임으로 한국인 경영진을 낙점한 건 인수·합병(M&A)을 앞둔 포석으로 분석된다. 동양생명에서 30년 넘게 몸담은 이 내정자를 앞세운 '쇄신 카드'로 조직 안정화도 함께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동양생명은 특히 지난해 저우궈단 대표 체제 이후 각종 구설로 인해 안팎으로 바람 잘 날 없었다.
최근 감독당국이 시니어 헬스케어 사업 추진 과정에서 운영한 서울 장충테니스장에 대해 문제 삼으면서 노사간 갈등이 극에 달했다. 동양생명 노동조합은 금융감독원이 최종 제재 수위를 정하지 않았지만, 회사 이미지에 먹칠한 점을 이유로 들어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10월 장충테니스장 입찰 과정에서 실질적인 테니스장 운영권자인 동양생명의 불법 의혹과 함께저우궈단의 배임 혐의를 제기했다. 지난해 12월 스포츠 시설 운영사인 '필드홀딩스'로부터 운영권을 약 27억원(직전 낙찰가 4억원 대비 7배 수준)에 사들이는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불리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봤다. 또한 임원의 사업비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객관적인 근거 없이 사업비를 불합리하게 운용한 점을 지적했다.
이 내정자는 우선 최근 불거진 테니스장 불법 운영에 대한 논란을 잠재우면서 보험 매물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오기 전 내재화를 핵심 과제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동양생명 측은 사업 성장 모델을 구축해 안정적인 경영 실적을 내고 있는 만큼 새 대표 체재에서 매각까지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이 내정자의 공식 취임 전 해당 경영 리스크가 완벽하게 해결될 지는 미지수다. 동양생명과 임직원에 대한 금감원의 제재 수위 결정은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저우궈단이 대표직을 내려놓은 이후에도 배임 혐의 등에 대해 수사기관에 통보할 계획 등으로 사태 마무리가 쉽지 않을 수 있다.
내년에도 대내외 금융 환경이 불안정할 것으로 예상돼 보험 매물 시장이 여전히 얼어붙을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최근 하나금융지주 등 대형 금융지주사의 높은 관심에도 MG손해보험, KDB생명 등 보험사의 매각이 불발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사 중 매물 시장에 나올 경우 안정적인 재무구조 등으로 동양생명이 높게 평가될 수 있다"면서도 "금융당국의 눈총을 받고 있는 상황이 오래 지속될 경우 매각 절차가 여의찮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보험사 M&A 기대감↑…동양생명 매각설 재점화
13일 보험업계에서는 동양생명의 매각이 내부적으로 본격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새로운 회계기준(IFRS17) 적용 하에서 동양생명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00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117% 증가했다.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IFRS17 적용에 따른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배당 기대감도 커지면서 동양생명을 비롯해 보험 주가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동양생명은 그동안 꾸준히 매각대상으로 언급돼왔으나, 동양생명 최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이 국내 생명보험사인 ABL생명보험 매각작업에 본격 착수하자 매각설이 다시 불거졌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ABL생명 예비입찰에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3~4곳이 참여했다. ABL생명 최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은 지난해 말 매각주관사로 크레디트스위스(CS)를 선정하고 원매자를 물색해온 바 있다. 매각가로는 3000억~4000억원 수준이 거론되고 있다. 매각 대상은 ABL생명 지분 100%다.
저우궈단 동양생명 대표이사가 지난달 자사주를 매입한 것도 매각에 앞서 기업 가치를 올리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왔다. 저우궈단 대표이사는 지난달 24일, 취임후 처음으로 자사주 2만주를 매입했다. 자사주의 평단가는 3979원으로 총 7958만원이다. 자사주 매입은 주식시장에서 자기회사 주식을 매수하는 것을 말한다. 자사주를 매입하는 경우, 주식 유통물량이 줄어들어 주가가 상승하고 발행 주식 수가 감소한다.
또 지난달 저우궈단 대표이사 기업설명회(NDR) 참석차 홍콩을 방문한 것도 매각설을 부채질하고 있다. 동양생명이 전속설계사 지점을 대폭 축소하는 등 조직개편에 나선 것 역시,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 건전성을 제고하려는 목적이 있다는 해석이다.
동양생명 측은 “지난 5월 공시한 것처럼 최대주주의 해외자산에 대한 분석 및 평가를 진행 중이나 구체적인 결정된 사항은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보험사 M&A 올해 흥행 참패… ‘최대어’ 롯데손보·동양생명 쏠린 눈
회계제도 변경 이후 실적에 의문부호
‘최대어’ 롯데손보·동양생명…가격이 변수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에 여러 보험사가 매물로 나왔지만, 단 한 건도 매각이 이뤄지지 못한 채 해를 넘기게 됐다. 회계 기준이 바뀌면서 보험사의 실적에 대한 의문 부호가 켜진 데다, 일부 매물의 경우 회사 규모가 작거나 경영 정상화에 필요한 비용이 커 인수 후보자의 외면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금융권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M&A 시장에서 새 주인을 기다리는 보험사 매물은 KDB생명과 MG손해보험, ABL생명 등이다. 여기에 롯데손해보험도 최근 매각을 위한 본격적인 실무 작업에 들어간 상황이다. 중국 다자보험그룹이 소유한 동양생명도 잠재 매물로 거론된다.
그러나 지금껏 매각이 성사된 회사는 한 곳도 없다. KDB생명은 하나금융지주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실사 과정에서 경영 정상화에 막대한 비용이 투입돼야 할 것으로 예측돼 매각이 결국 무산됐다. ABL생명 매각 역시 인수를 추진했던 BNK금융그룹이 발을 빼면서 없던 일이 됐다. MG손보의 경우 반년 넘게 시장에서 관심을 거의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보험업계는 예년에 비해 M&A 시장에 보험사 매물이 많이 출하되면서 M&A가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여러 금융지주사가 연초부터 은행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매물로 나온 보험사들이 어렵지 않게 새 주인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예상과 달리 보험사 M&A 시장이 아무런 성과 없이 해를 넘기게 되자, 금융 시장에서는 최근 보험사의 실적과 성장 전망에 대한 인수 후보자의 의구심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러 보험사가 올해 상반기까지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이뤘다. 그러나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상품 판매나 투자 등에 따른 것이 아닌, 새 회계 기준인 IFRS17의 도입에 따른 ‘착시 효과’일 뿐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금융 당국이 실적 부풀리기로 활용될 만한 요인을 조정한 가이드라인을 적용한 3분기부터 수익이 크게 감소한 보험사도 많았다. 실제로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등은 “회계 제도 변경으로 인한 보험사의 이익을 그대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금융지주사와 사모펀드(PEF) 등이 거액의 가격을 지불하고 인수전을 벌이기에는 공식적으로 매물로 나온 회사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KDB생명과 ABL생명, MG손보 등은 브랜드 가치와 영업력이 상대적으로 낮아, 인수를 해도 대형사 중심으로 돌아가는 보험 시장에서 단기간에 실적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명보험은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의 빅3 구도가, 손해보험은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등 빅5 구도가 심화되는 상황이다”라며 “현재 매물로 나온 회사들이 우리나 하나, 신한 등으로 간판을 바꿔 달아도 지점이나 설계사 수 등에서 한계가 뚜렷해 단기간에 시너지 효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최근 M&A 시장에서의 관심은 현재 공식적으로 매각이 진행 중인 보험사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롯데손보와 동양생명 등에 쏠리고 있다.
롯데손보의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지난 10월 JP모건을 주관사로 선정해 매각을 위한 실무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 5년간 중국인 최고경영자(CEO)가 이끌었던 동양생명은 지난 5일 한국인인 이문구 대표이사를 새로 선임했는데,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내년부터 매각을 진행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변수는 가격이다. 보험사 인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여겨졌던 금융지주사들은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지불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최근 정부가 연일 은행의 과도한 이자 장사와 막대한 수익에 대해 손을 보겠다고 엄포를 놓는 터라 M&A에 큰돈을 쓰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우리금융은 최근까지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다 2000억원 이상의 가격은 곤란하다며, 인수 의사를 철회하기도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새 회계제도 도입에 따른 각 보험사의 ‘민낯’이 명확하게 드러날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주사나 PEF가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롯데손보와 동양생명은 지주사 브랜드로 간판을 바꿔 달 경우 대형사 중심의 판도를 흔들 만한 ‘게임 체인저’가 될 만하다”면서 “다만, 최대주주 측이 가격을 얼마나 합리적으로 조정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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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L생명 인수 검토했던 금융사·사모펀드 결국 포기... 다시 안갯속
매각가액, 3000억~4000억 두고 시각차 여전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보험사 ABL생명 매각이 좌초할 조짐이다. 입찰에 참여했던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은 물론 인수 의지를 드러냈던 BNK금융지주 역시 포기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BNK금융지주는 한 PEF 운용사와 함께 ABL생명 인수를 추진했지만, 결정을 철회했다. BNK금융그룹 관계자는 “ABL생명 인수를 검토한 것은 맞지만, 인수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전했다.
ABL생명의 최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은 지난 9월 진행한 입찰에 참여했던 노틱인베스트먼트와 파운틴헤드프라이빗에퀴티가 인수를 포기하자 재입찰을 진행했고, 재입찰에 참여한 곳이 바로 BNK금융그룹이었다.
두 PEF는 최대주주 측과 매각가에 대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 ABL생명의 몸값은 3000억~40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이는 국내에 상장된 생명보험사 주가순자산비율(PBR) 평균인 0.3~0.4배를 적용한 값이다.
사모펀드에 이어 금융사마저 포기하면서 ABL생명 매각은 또다시 안갯속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KDB생명 인수를 포기한 하나금융지주가 새 인수 후보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동양생명을 비롯한 여러 보험사가 M&A 매물로 나온 만큼 속단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 M&A 시장에는 KDB생명, 동양생명, ABL생명 등 생보사와 MG손해보험과 롯데손해보험, 악사손해보험 등 손보사가 매물로 나와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동양생명은 매각설이 있을 뿐 공식적인 매각 발표가 없었다”며 “빠르게 보험사를 인수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다른 금융사들이) 동양생명보다는 공식적으로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ABL생명 인수에 좀 더 무게를 둘 것”이라고 전했다.
ABL생명은 2017년 알리안츠생명 당시 중국 안방보험에 300만달러(당시 환율 기준 한화 약 35억원)에 인수됐다. 이후 안방보험의 오너 리스크로 다자보험그룹으로 흡수되면서부터 꾸준히 잠재 매물로 거론돼 왔고, 현재 매각을 진행 중이다. 매각 주관사는 크레디트스위스(CS)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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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대체 뭐가 문제길래”…5번째 새 주인찾기 실패한 ‘이 회사’
롯데손보·ABL생명·MG손보 등
남은 인수합병에 영향 촉각
새로운 회계기준 적용에
보험사 실적 비교 어렵고
과도한 몸값도 부담 평가

다수의 보험사들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매물로 나왔지만 재무건정성이 불안하거나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인해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한 상태다. 보험 업계에서는 하나금융지주의 인수 포기가 롯데손해보험과 ABL생명보험, MG손해보험 등 다른 생명·손해보험사들의 매각에도 영향을 끼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최근 모로코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연차 총회에서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KDB생명 인수 포기 의사를 직접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하나금융은 지난 7월 우선협상자에 선정된 뒤 KDB생명을 인수하기 위해 실사작업을 진행해왔다.
그동안 시장에서 언급됐던 KDB생명의 매각가는 200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KDB생명의 취약한 재무구조 정상화를 위해 하나금융이 인수 이후 최소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1조원까지 투입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이 KDB생명에 3000억원 가량의 추가적인 자금 투입을 검토하면서 잠재 인수사로 거론되는 하나금융지주의 인수 의지를 거들었지만 무위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KDB생명 매각 시도는 벌써 다섯 번째다. 이미 M&A 시장에서 4번이나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앞서 산업은행은 2014년 두 차례, 2016년과 2020년에 한 차례씩 총 네 번에 걸쳐 공개 매각 작업을 벌였으나 모두 무산됐다. 하나금융지주는 비은행이익을 높이기 위해 인수합병에 뛰어든 것으로 평가되지만 KDB생명의 내실을 강화하기까지는 쉽지 않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수합병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 하다. 금융업계에서는 보험산업의 성장 둔화로 인수합병 매력이 떨어졌지만 매물인 보험사들은 몸값을 최대한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온도차가 있는 것으로 진단한다. 실제 롯데손해보험의 매각 가격은 2조 7000억원에서 3조원 수준으로 추정되는데 시장에서는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더라도 보험사들의 추정 매각가가 다소 높은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며 “회계처리 변경 뒤 이익이 과다계상돼있다는게 우리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실제 올해 처음으로 새 회계제도(IFRS17)가 보험사 실적에 처음 도입되면서 이를 둘러싼 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거듭되고 있다. 보험사의 영업 여건 등은 지난해와 그대로인데 회계기준 변경으로 갑자기 실적과 재무 상태가 180도 바뀐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보험사들은 5조 2300억규모의 순이익을 올려 전년동기 대비 2조원 이상이 급등했다.
IFRS17은 보험계약의 예상 장래 이익을 우선 부채로 잡은 뒤 이를 상각하면서 점차 수익으로 인식하는 ‘발생주의’를 기반으로 한다. 비용으로 인식되는 신계약비 이연기간이 기존 7년에서 보험기간으로 확대됨에 따라 당기 비용이 감소하는 구조다. 또 보험계약 이자비용이 기존 보험손익에서 투자손익으로 바뀌면서 보험손익이 증가한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의 1분기 실적발표 후 실적 부풀리기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보험사별 계리적 가정 산출 기준을 통일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다음달 발표될 보험사들의 3분기 실적에는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이 처음 적용될 예정이지만 당장 추세적 실적 비교에는 의미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별 매물들의 리스크도 부각된 상황이다. MG손해보험은 최대주주인 JC파트너스가 최근 입찰 절차를 전부 중단시켜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예금보험공사의 매각 작업에 제동을 걸었고, KDB생명은 과거 고금리 상품을 대거 판매한 보험사 중 한 곳으로, 매각이 이뤄지더라도 건전성 개선 작업이 바로 이뤄지기 힘들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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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M&A 매물 쏟아지는데...금융지주, PE "관심 없어요"

금리 인상기를 맞아 국내 보험사 M&A(인수합병) 매물이 대거 등장했다. 최대주주는 몸집이 커진 이때를 노려 서둘러 매각을 추진한다. 금융지주, 사모펀드(PE)들이 잠재적 인수자로 떠올랐지만 실제 인수전에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등 보험사들의 새 주인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12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현재 ABL생명, KDB생명, MG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등이 시장에 매물로 나와있다. 금리 상승기인 현재 보험사 매각이 적기라는 판단에 최대주주들이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전망된다.
M&A 시계가 가장 빠른 건 KDB생명이다. KDB생명은 지난 7월13일 하나금융지주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후 하나금융지주는 KDB생명 실사 작업을 완료했고 조만간 KDB생명의 대주주인 KDB산업은행과 최종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ABL생명은 현재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진행 중이다. 매각 본입찰에 노틱인베스트먼트와 파운틴헤드라이빗에쿼티 등 PE 운용사가 참여했다. 하지만 지난달 국내 금융사로 알려진 인수 후보가 깜짝 등장해 선정 절차가 길어지고 있다. JKL파트너스가 최대주주인 롯데손해보험도 매각 주관사 선정 작업에 한창이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이들의 몸값은 높은 상태다. 현재 시장에서 평가하는 ABL생명의 매각가는 3000억~4000억원 수준이다. 롯데손해보험은 최대 3조원이 거론된다.
새롭게 적용되는 국제회계기준인 IFRS17이 도입되면 이익 체력이 더 좋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작용해서다. IFRS17 하에선 보험 거래가 발생하는 시점에 손익이 인식되기 때문에 자본 왜곡이 완화된다. 또한 보험부채가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되기에 현재와 같은 금리 상승기엔 자본이 증가한다.

하지만 적절한 인수자를 찾기 힘든 상황이다. 아직 IFRS17 도입에 따른 합리적인 이익 추정이 쉽지 않은데 매각가만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1분기 기준으로 단순하게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을 분석하면 롯데손해보험의 예상 매각가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더라도 다소 높다"며 "주요 상장 손보사 밸류에이션 평균과 경영권 프리미엄 50~85% 가정을 적용하면 대략적인 가격은 약 1조2000억~2조원 수준"이라고 했다.
보험사 M&A 시장의 큰손으로 꼽혔던 국내 금융지주사들은 인수전에서 하나둘 씩 발을 빼는 모습이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지난달 참석한 해외 IR 행사에서 '현재 보험사 가격이 너무 높고 적당한 손해보험사 매물이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부족한 우리금융지주 역시 보험사보다 증권사 인수를 더 우선으로 검토 중이다.
PE 운용사들도 보험사 인수전에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매물로 나온 보험사들의 포트폴리오 상품이 대부분 중장기적으로 설계되지 않아 구조 개선에만 최소 10년 이상 필요한 상황이다. 통상 2~5년 이내에 엑시트(투자 회수)가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PE 운용사 입장에선 보험사를 인수할 유인이 없는 편이다.
PE 운용사 관계자는 "현재 매물로 나온 보험사들이 대부분 전문성이 부족한 중소형사로 증자도 많이 해 이익 창출보다 재무구조 개선에 손이 많이 갈 것"이라며 "인구 감소로 보험업이 성장산업으로 보기 힘든 것도 매력을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오히려 잠재 매물로 거론되는 동양생명을 기다리는 눈치다. 중국의 다자보험이 최대주주로 있는 동양생명은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만큼 알짜 매물로 꼽힌다. 전속설계사(FC) 영업소를 1분기 69곳에서 2분기 48곳으로 줄이는 등 군살 빼기 움직임을 보이는 점도 동양생명의 매각 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란 IB업계의 시선에 힘을 실어준다.
홍순빈 기자 binih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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