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연간 영업이익도 삼성반도체 제칠까
- 유길연 기자
- 입력 2024.10.27 12:23
- 수정 2024.10.27 12:24
3분기 영업익 7조···삼성 전망치 크게 넘어
AI 시대 HBM 경쟁력서 '희비'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SK하이닉스가 올해 분기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 반도체를 잇달아 추월하면서 연간 영업이익에서도 삼성을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시대에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부문에서 앞서나가면서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에 연결 기준 영업이익 7조300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세계 1위 메모리 업체인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부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 시장 전망치(약 4조원)를 크게 넘어선 규모다. 양사 모두 흑자를 낸 분기를 기준으로 보면, SK하이닉스가 예상대로 삼성전자 DS부문을 앞설 경우 올해 1분기에 이어 두 번째 기록이다.
SK하이닉스가 호실적을 거둔 이유는 HBM,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증가로 꼽힌다. SK하이닉스는 그래픽처리장치(GPU)로 AI 반도체 시장을 독식하는 엔비디아에 HBM을 사실상 독점 공급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HBM에서 SK하이닉스에 밀렸단 평가다. 더구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적자도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실적 기준으로도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를 제쳤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5조3845억원이다. 반면 삼성전자 DS부문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8조3600억원이며, 여기에 3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를 더하면 누적 영업이익은 12조원대 안팎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선 당분간 SK하이닉스의 강세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HBM과 eSSD 등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계속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 침체 장기화로 메모리 업황이 주춤하는 와중에도 HBM의 수요가 견고하기에 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증권가에서 제시한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SK하이닉스가 8조원 내외, 삼성전자 DS부문이 4조∼6조원대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에 대해 “내년 이익 성장세는 올해 대비 둔화되나 여전히 증익 구간”이라며 “고대역폭메모리(HBM) 선두 업체로서 보유한 시장 주도권이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당분간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수요가 AI로 쏠리는 반면 스마트폰, PC 등 기존 IT 수요는 침체하는 양극화 흐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HBM에서 경쟁력이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파운드리의 적자도 계속될 전망이다. 업계 1위 업체인 대만 TSMC와의 격차도 더욱 벌어졌다.
유진투자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4∼2022년 9년간 누적 영업이익은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가 201조원, SK하이닉스가 75조원이었다. 삼성전자 반도체가 3배 가까이 많은 이익을 거둔 것이다. 하지만 2023∼2024년 2년간 영업이익 합계는 삼성전자 반도체 2조5000억원, SK하이닉스 15조6000억원으로 SK하이닉스가 앞설 것으로 유진투자증권은 예상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3년 AI 프로세서와 함께 HBM이 시장 화두로 등장하면서 엄청난 변화가 시작됐다"라며 "AI라는 새로운 시대의 막이 오르면서 기업의 전략적 대응의 성공과 실패가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들어내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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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3분기 반도체 영업익 3.8조원… 메모리 선방에도 비메모리 2조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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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현 부회장의 이례적 ‘반성문’…이유 있었다
파운드리, 시스템LSI 적자 2조원 육박 추정
HBM3E 매출 저조... “4분기 중 판매 확대 전망”

삼성전자가 올 3분기(7~9월) 주력인 반도체 사업에서 이미 수차례 하향된 전망치보다도 낮은 3조800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8일 실적 잠정치가 발표된 이후 다수의 증권사들은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을 4조원에서 최대 5조원으로 예상했지만 실상은 더 저조했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앞서 발표한 3분기 실적 발표에서 7조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분기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지난 8일 실적 전망치 발표와 함께 반도체 부문을 이끄는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례적으로 사과 성명을 내기도 했다. 그는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쳤다”며 “지금 저희가 처한 엄중한 상황도 꼭 재도약의 계기로 만들겠다”고 말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9조18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77.3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31일 공시했다. 이는 이미 낮아진 시장 전망치를 14.7% 밑도는 성적이다. 지난 2분기엔 7개 분기 만에 영업이익 10조원을 넘었으나, 1분기 만에 다시 10조원 아래로 내려왔다.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7.35% 증가한 79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사업부문별로 살펴보면 우선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내 비메모리 사업부의 부진이 예상보다 심각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DS부문은 3분기 매출 29조2700억원, 영업이익 3조86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일회성 비용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실제 실적 9조1800억원과 시장 컨센서스와의 차이를 감안하면 1조2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일회성 비용 등을 제외하면 DS부문 이익은 5조원 수준이며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부의 적자를 감안하면 메모리사업부 이익은 최대 7조원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는 메모리사업부를 제외한 파운드리·시스템LSI사업부의 적자 규모가 2조원에 육박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앞서 3분기 실적 발표 전 증권가는 파운드리와 시스템LSI사업부의 적자를 수천억원에서 1조원 수준으로 예상했으나 이보다 2배 많은 손실이 발생했다는 얘기다.
특히 파운드리사업부가 모바일 및 PC 수요 회복이 기대보다 부진한 가운데 설비투자 등 각종 비용 영향으로 실적이 급락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생산장비 가동률을 50% 수준 하향 조정하는 ‘셧다운’을 진행하며 적자 확대를 최대한 막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 적자 규모가 매 분기마다 1조원 이상의 출혈이 발생하고 있으며 갈수록 악화될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대형 고객사 확보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AI 메모리로 각광받고 있는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 주도권을 SK하이닉스에 뺏긴 상태에서 메모리 수익성 강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범용 D램·낸드 시장에선 비교적 선방했지만, 최첨단 HBM 제품인 HBM3E(5세대 HBM) 판매는 예상보다 저조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HBM3E 8단과 12단 제품 모두 양산·판매 중으로, 3분기 전체 HBM 사업 내 HBM3E 매출 비중은 10% 초중반”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납품 확대 가능성을 높게 내다봤다. 김 부사장은 “주요 고객사에 납품하는 HBM3E 사업화가 예상보다 더 지연됐지만, 현재 주요 고객사 퀄(품질 테스트) 과정상 중요한 단계를 완료하는 유의미한 진전을 확보했다”면서 “이에 4분기 중 판매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전체 HBM 중 HBME3 매출 비중은 50%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매출 44조9900억원, 영업이익 3조3700억원을 기록하며 비교적 선방했다. 특히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MX사업부가 경쟁 심화 속에서도 수익성을 유지하며 2조82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태블릿, 웨어러블 신제품 출시로 전분기 대비 매출 및 영업이익이 성장했다”며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스펙이 향상되면서 재료비가 인상됐으나 플래그십 제품 중심 판매로 매출이 확대돼 두 자릿수에 가까운 이익률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1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는 사업은 중소형의 경우 주요 고객사 신제품 수요가 지속되고 IT 및 전장 제품의 판매 증가가 예상된다”며 “다만 패널 업체간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전분기 대비 실적 개선 여부는 보수적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시설투자액은 12조4000억원으로 이중 반도체는 10조7000억원, 디스플레이는 1조원 수준이다. 올해 시설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약 3조6000억원 증가한 56조7000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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